1. |
검은 개 (Black dog)
04:58
|
|||
01. 검은 개
유난히 추워진 오늘 밤
검은 개 한 마리 나를 바라보네
밤처럼 까만 눈동자에
어릿한 두 줄기 달빛이 떴구나
눈물 말라붙은 얼굴
낮은음자리처럼 곱게 말린 꼬리
저녁은,
아니 아침은 먹은 걸까
알 길이 없구나
가지처럼 야윈 몸
낙엽처럼 마른 등
도망치듯 사라진 계단 위로
부는 칼바람보다
더 내가 두려웠는지도 몰라
어디서 잠이 든 건지
기다려도 보이지 않는 너
혼자 울고 있지 말고
같이 울자
우리 집으로 오너라
혼자 울고 있지 말고
같이 울자 우리 집에서
나랑 같이 울자 나란히 앉아서
같이 울자
우리 집으로 오너라
|
||||
2. |
강 (River)
04:37
|
|
||
02. 강
당신을 보고 있으면
강물이 생각나
강물이 생각나
상류도 하류도 아니라
아마, 중류 어딘가쯤
굽이굽이 허위허위
흐르는 강물, 강물
당신을 보고 있으면
강물이 생각나
강물이 생각나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때론 맑은 낯으로
때론 슬픈 빛으로
흐르는 강물
갈대도 억새도 모래도
철새도 조개도 돌게도
물고기도
친구가 되고
흐르는 강물을 보면
당신이 생각나
당신이 생각나
요란하게 고고하게
그림자 드리운
산이 아니라
그냥, 보름달의 친구
강물
가을도 겨울도 봄도
여름도 구름도 어른도
아이들도
친구가 되고
흐르는 강물을 보면
당신이 생각나
당신이 생각나
거칠게 광활하게
넘치고 파도치는
바다가 아니라
그냥, 그믐달의 친구
강물
|
||||
3. |
나비 (Butterfly)
04:40
|
|
||
03. 나비
눈이 부시게 하늘이 맑아
서늘한 바람 불어
기분이 좋아 하품을 하며
힘껏 날갯짓 하네
새벽이슬에 얼굴을 씻고
단장을 하며
서둘러야지 더 늦기 전에
그대 만나고 싶어
오늘도 길을 떠나네
우리 멀리 있지만
눈을 감을게
그대 노랫소리 찾아
바람을 따라
눈을 뜨면 그대 품일 거야
혹시라도 비가 내리면
더 못 견디게 보고 싶겠지
그대 향기 맡고 싶어서
괜찮아, 혼자 잠들어도 난 괜찮아
그대 꿈을 꿀 수 있다면
오늘 밤에도
그대는 고요히 잠들어 있겠지
나의 하루는
온통 그대 생각에
젖어 있을 뿐인데
|
||||
4. |
햇살은 따뜻해 (Shine)
04:42
|
|
||
04. 햇살은 따뜻해
가끔 난 마냥 따뜻하고 싶어
그대가 웃어버릴 수밖에 없을 만큼
마치 어둠이라곤 알지도 못한 듯
그렇게, 햇살처럼 말이야
이른 봄
움을 틔운 새싹을 일으키듯
늦가을
싸늘해진 바람을 달래주듯
그대가
시린 가슴을 부둥켜안은 채
어쩔 줄 몰라
그저 슬퍼하고 있을 때
햇살처럼
따뜻하게 안아줄 수만 있다면
추운 그대
데워줄 수만 있다면
한낮, 처마 끝에 머물러 한숨 돌리다
터벅터벅 그대 돌아올 때
잠을 깨고
두런두런 얘기 나눌 수 있다면
실없는 농담으로
웃게 해줄 수 있다면
그대를 온종일 따라다니는
그림자를 지워줄
그대 햇살이 될 수만 있다면
|
||||
5. |
서울의 새 (Birds in Seoul)
04:51
|
|
||
05. 서울의 새
이렇게 차가운 빗줄기 내리는 날에
혼자서 흠뻑 젖은 몸을 떨고 있구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멀지 않겠니
젖은 날개가 무거울 텐데
어쩌면 걸어가야 할 지도 모를 텐데
잎들이 고개 숙인 채 울고 있는 가을
별들도 깊은 잠에 빠져든 검은 하늘
이럴 때 함께 있을 친구 하나 없는데
서울의 밤은 그런 것 같아
서로들 사랑한다 말해도
아닌 것 같아
길고 긴 비가 그치면
우리 젖은 날개를 맞대볼까
그러면 난 잠이 들 수 있을 것 같아
포근하게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길고 긴 비가 그치면
우리 젖은 날개를 맞대볼까
그러면 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
포근하게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
||||
6. |
|
|||
06. 늙은 금잔화에게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고
하루 종일 비가 내려오는데
어김없이 너는
꽃잎을 피우고 있구나
처음 우리 만났던 그 봄날에
불타는 태양처럼 뜨겁던
네 눈빛은 이젠
달빛이 되어 나를 바라보는데
달빛이면 뭐 어떠니
빛이 없으면 또 어떠니
우리 이렇게 함께있으면 되지
힘 닿는 데까지
꽃대를 올리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고 지나가면
세상은 우리를 원하지 않을지 몰라
그럴 테지
하지만 너는
오늘 하루도
아름답게 폈구나
|
||||
7. |
연두 (Green)
03:12
|
|
||
07. 연두
연두색 꽃처럼 살고 싶다고 했을 때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지
'노을처럼 빨간
보름달처럼 노란 꽃으로
살아야 한다'고
세상이라는 숲에서 내 모습이
잘 보이진 않겠지만
난 연두색으로 피고 질 거야
수많은 나무 잎사귀와
다르지 않은 얼굴로
그렇게
그렇게
연두색 꽃처럼 살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고개를 저었지
'루비처럼 빨간
진주처럼 하얀 꽃으로
살아야 한다'고
세상이라는 숲에서 내 모습이
잘 보이진 않겠지만
난 연두색으로 피고 질 거야
수많은 나무 잎사귀와
다르지 않은 얼굴로
그렇게
그렇게
|
||||
8. |
가족 (Family)
04:42
|
|
||
08 가족
어젯밤에 꿈을 꾸었지
모두 기억날 것 같진 않지만
가족들이 나오는 꿈은 늘 불안하지
온통 걱정스런 눈빛만 가득하니까
날렵한 지붕을 덮은 흑백 하늘
오래된 일본풍 검은 목조 건물
듬성듬성 붙어 있는 천정의 벌레들
금세 울음이라도 터질듯한 얼굴들
가족들이 나오는 꿈은 늘 불안하지
온통 걱정스런 눈빛만 가득하니까
좁은 계단과
비탈진 지붕 아래
다락방 하나에 모여
우리 살고 있던 것 같아
우리 떨어지면 안 돼
우리 떨어지면 안 돼
난 울면서도
온통 그 생각뿐이었던 것 같아
베란다에선 멀리 높은 산이 보이고
모두들 다른 곳만을 바라보고 있고
휘청휘청 어디론가 가보려고 해도
조금만 잘못 디디면 무너질 것 같아
가족들이 나오는 꿈은 늘 불안하지
온통 걱정스런 눈빛만 가득하니까
삐걱거리는
마루 바닥 위로
흔들리는 불빛도 너무 무서워
우리 무너지면 안 돼
우리 무너지면 안 돼
소리치다 보니 어느새
보이지 않는
엄마,
아빠
|
||||
9. |
|
|||
09. 바람 같은 노래를
바람 같은 노래를 하고 싶어
들릴 듯 들리지 않게
애써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몸을 맡긴 사람은
들을 수 있는 그런 노래
내가 사는 만큼만 노래하고 싶어
노래만큼만 살아야겠다 싶어
세상 소리에 지친 귀를
또 울리지 않고
누군가와 울어주는 노래
여름 매미 소리처럼
가을 귀뚜라미처럼
숲 속
냇가
빗방울처럼
온전히 살아 있는 노래를
부를 수만 있다면 좋겠어
나도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
바람 같은 노래를 만들고 싶어
세상이 우릴 아무리
슬프게 하려고 해도
슬퍼지지 않는 그런 노래
여름 매미 소리처럼
가을 귀뚜라미처럼
숲 속
냇가
빗방울처럼
온전히 살아 있는 노래를
부를 수만 있다면 좋겠어
나도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
바람 같은 노래를 만들고 싶어
세상이 우릴 아무리
슬프게 하려고 해도
모두 같이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며
꿈을 꿀 수 있다면 참 좋겠어
|
||||
10. |
|
Lucid Fall recommends:
If you like Lucid Fall, you may also like:
Bandcamp Daily your guide to the world of Bandcamp